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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발전교육(ESD)과 제로웨이스트 교육, 학교에서 한 번에 잡는 통합 설계 전략

📑 목차

    지속가능발전교육(ESD)과 제로웨이스트 교육의 통합 설계 방안

    지속가능발전교육 ESD는 기후위기와 자원 고갈, 불평등과 같은 복잡한 문제를 아이가 스스로 이해하고 해결 방향을 찾도록 돕는 교육이며, 제로웨이스트 교육은 그 중에서도 특히 자원순환과 소비 습관, 쓰레기 문제에 초점을 맞춘 생활 밀착형 환경교육이다. 실제 학교 현장에서 보면 두 교육은 따로 떨어져 있지 않고, 같은 뿌리에서 나온 가지에 가깝다. 그런데 교과서와 행정 문제에서는 ESD, 기후교육, 환경교육, 제로웨이스트가 각각 다른 이름으로 등장하다 보니, 교사와 학부모 입장에서는 무엇을 기준으로 수업과 프로그램을 설계해야 할지 헷갈리기 쉽다. 이 글에서는 지속가능발전교육의 큰 틀 속에 제로웨이스트 교육을 어떻게 자연스럽게 통합할 수 있는지, 교육 목표와 핵심 역량을 어떻게 연결할지, 교과 수업과 프로젝트, 학교 문화와 지역 연계를 어떻게 설계할지 구체적인 관점을 정리해 본다. 목표는 거창한 새 프로그램을 하나 더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미 하고 있는 제로웨이스트 할동을 ESD의 언어로 재정리해 주고, 앞으로의 설계 방향을 한눈에 잡을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다.

    지속가능발전교육(ESD)과 제로웨이스트 교육, 학교에서 한 번에 잡는 통합 설계 전략

    ESD 안에서 제로웨이스트 교육의 위치 다시 보기

    ESD가 지향하는 핵심은 지식 전달이 아니라 역량 형성에 있다. 단순히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는 사실을 아는 것을 넘어, 아이가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해 어떤 가치를 기준으로 선택하고, 다른 사람과 협력하며, 제도와 정책에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이 목표다. ESD는 보통 환경, 사회, 경제 세 축을 통합적으로 다루며, 생태계와 기후, 인권과 평등, 책임 있는 소비와 생산, 평화와 글로벌 시민성을 함께 이야기한다.

    제로웨이스트 교육은 이 중 특히 책임 있는 소비와 생산, 자원순환과 기후위기, 지역사회와 삶의 방식에 직접 연결된 영역이다. 아이가 물건을 사기 전 한 번 더 생각하고, 쓰레기를 버리기 전에 그 뒷이야기를 떠올리게 하는 교육은 단순한 환경 습관 지도가 아니라 ESD가 말하는 시민성 역량 훈련이 된다. 다시 말해, 제로웨이스트는 ESD의 부속 프로그램이 아니라, ESD를 교실과 생활로 끌어내리는 가장 구체적인 통로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통합 설계의 첫 단계, 목표 언어를 하나로 맞추기

    ESD와 제로웨이스트 교육을 통합 설계하려면 먼저 목표 언어를 하나로 맞추는 작업이 필요하다. 많은 학교에서 제로웨이스트 활동 목표를 “쓰레기 줄이기, 분리배출 잘하기,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정도로 적어 놓는다. 이 표현들은 매우 중요하지만, ESD 관점에서는 한 줄을 더 덧붙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쓰레기를 줄이는 행동을 통해 자원과 기후, 지역사회에 대한 책임을 이해하고, 나와 타인의 삶이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을 기른다”와 같은 문장이다.

    이렇게 목표를 적어 두면 교사와 아이는 제로웨이스트를 단순히 청소와 관리의 문제가 아니라, 지속가능발전 안에서 나의 역할을 연습하는 과정으로 바라보게 된다. 학교 교육과정 문서에도 제로웨이스트 관련 활동을 단순 행사나 프로젝트가 아니라 ESD의 한 축으로 명시해 두면, 교내 다른 교사와 행정도 이 활동을 학교의 핵심 방향 중 하나로 인식하기 쉬워진다.

    교과 수업 속에서 이루어지는 통합 설계 방안

    ESD와 제로웨이스트를 함께 설계하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교과 수업 안에서 두 개념을 동시에 녹여 넣는 것이다. 과학 시간에는 기체와 물질 변화 단원에서 온실가스와 플라스틱 연소, 자원 채굴과 에너지 사용을 함께 다루며, 플라스틱 컵 하나가 만들어지고 버려질 때까지의 전 과정을 도식으로 정리해 볼 수 있다. 이때 교사는 단순히 플라스틱의 물리적 특성만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자원의 순환과 기후에 미치는 영향을 함께 연결해 보여주면서 ESD의 환경 축을 채운다.

    사회 시간에는 산업 구조와 도시화, 소비와 유통, 지역 경제를 다루면서 쓰레기 처리 시스템, 자원순환센터, 매립과 소각의 현실을 다룰 수 있다. 아이는 자신의 소비가 지역의 쓰레기 처리 비용과 지자체 예산, 주민 건강과 어떻게 얽혀 있는지 ESD의 사회·경제 축 속에서 이해하게 된다. 국어 시간에는 제로웨이스트 관련 칼럼과 기사, 인터뷰를 읽고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나만의 주장과 제안을 글로 정리하면서 표현력과 비판적 읽기 역량을 함께 기를 수 있다.

    기술가정이나 실과에서는 소비 습관과 라이프스타일 설계, 제품 수명과 수리·재사용, 식생활과 음식물 쓰레기를 다루며, ESD의 생활 실천과 진로 영역을 동시에 건드릴 수 있다. 이처럼 교과별 수업에서 제로웨이스트를 우선 사례와 활동의 주제로 활용하면, 굳이 “ESD 수업”과 “제로웨이스트 수업”을 따로 만들 필요가 없어진다. 같은 시간 안에서 두 가지 목표를 함께 달성하는 구조가 되는 것이다.

    프로젝트와 체험 중심의 통합 설계

    ESD와 제로웨이스트를 통합하는 데에는 프로젝트 학습이 매우 효과적이다. 프로젝트는 ESD가 강조하는 비판적 사고, 협력, 문제 해결, 참여를 한 번에 다루면서, 제로웨이스트가 요구하는 생활 실천과 자원 이해를 동시에 경험하게 한다.

    예를 들어 “우리 학교 탄소발자국 줄이기 프로젝트”는 대표적인 통합 모델이 될 수 있다. 학생은 먼저 학교에서 탄소가 많이 배출되는 지점을 찾는다. 급식실 음식물 쓰레기, 교실 전기 사용, 매점 일회용품, 등하교 교통수단, 축제와 행사에서 나오는 쓰레기 등이 후보가 된다. 조사와 관찰, 인터뷰를 통해 데이터를 모으고, 어느 지점에서 제로웨이스트 실천이 가능할지 토론한다. 이어서 한 영역을 선택해 작은 실험을 설계하고 실행해 본다.

    이 프로젝트 안에는 ESD의 다양한 요소가 자연스럽게 들어간다. 환경 측면에서는 배출량과 자원 사용을 다루고, 사회 측면에서는 학교 구성원과 상점, 지자체의 역할과 입장을 살피며, 경제 측면에서는 쓰레기 처리 비용과 에너지 비용을 고려하게 된다. 동시에 제로웨이스트 실천은 텀블러, 장바구니, 남김 줄이기, 재사용 등 구체적 행동으로 운영된다. 이런 프로젝트를 통해 아이는 지속가능발전을 책이 아니라 자기 학교에서 체험하게 된다.

    학교 문화와 제도 설계 차원의 통합

    통합 설계는 수업과 프로젝트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ESD 관점에서는 학교 문화를 바꾸는 것도 교육의 중요한 일부다. 제도와 규칙, 공간과 행동이 “지속 가능성”을 기준으로 조금씩 다시 정리될 때, 아이는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학교에서 자라게 된다.

    제로웨이스트는 학교 문화를 ESD 방향으로 전환하는 데 매우 적합한 주제이다. 급식실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메뉴 안내와 적정량 담기 교육, 남긴 음식량 공개, 음식 재활용 구조 설명은 모두 환경·문화·건강을 연결하는 ESD 활동이다. 매점에서 과대포장 상품을 줄이고 다회용 컵 도입을 검토하는 과정은 학교와 상인, 학생과 학부모가 함께 참여하는 거버넌스 경험이 된다. 축제와 체육대회, 학예회, 졸업식 등의 행사에서 일회용품을 줄이는 원칙을 세우고, 학생이 직접 지침을 만들고 운영을 돕도록 하면, 행사는 제로웨이스트 실천의 무대일 뿐 아니라 ESD의 시민교육 현장이 된다.

    이러한 변화는 교육과정 문서에도 반영될 필요가 있다. 학교는 학교운영계획이나 특색사업 계획에 “지속가능발전교육과 제로웨이스트를 결합한 학교 문화 조성”과 같은 목표를 명시하고, 급식실 운영, 학교행사, 동아리 활동, 학생자치 활동에서 이를 구체화하는 방안을 적어둘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환경교육은 특정 교사의 열정에만 의존하는 일이 아니라, 학교 시스템 전체가 지지하는 흐름이 된다.

    평가와 성찰 구조를 함께 설계하기

    ESD와 제로웨이스트 교육의 통합 설계에서 자주 빠지는 부분이 바로 평가와 성찰이다. 단순 행사로 끝나지 않고 ‘교육’이 되려면, 아이와 교사, 학교가 함께 되돌아보고 다음을 설계하는 구조가 있어야 한다.

    아이 수준에서는 관찰, 포트폴리오, 프로젝트 기반 평가를 활용해 지식뿐 아니라 태도와 행동 변화를 기록할 수 있다. 특히 “처음 환경을 어떻게 생각했는지”, “실천 과정에서 무엇이 힘들고 의미 있었는지”, “앞으로 내 생활에서 바꾸고 싶은 점은 무엇인지”를 글과 말로 정리하게 하면 좋다. 제로웨이스트 활동을 한 뒤 이런 성찰을 ESD의 언어로 다시 묶어 주면, 아이는 자신의 경험을 환경과 사회, 경제, 미래 세대와 연결해 생각하는 연습을 하게 된다.

    학교 수준에서는 매년 제로웨이스트 및 ESD 활동의 성과와 한계를 짧게 정리해 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쓰레기 감량량이나 텀블러 사용률 같은 숫자뿐 아니라, 교사와 학생, 학부모의 인식 변화, 학교 규칙과 행사의 변화, 지역과의 협력 정도 등을 함께 점검하면 좋다. 이 과정이 다음 해 교육과정과 학교 계획에 자연스럽게 반영되면, 통합 설계는 점점 더 학교 현실에 맞는 방향으로 구체화된다.

    지역사회와의 연계를 포함한 ESD 통합 관점

    ESD는 애초에 학교 울타리를 넘어 지역과 세계를 바라보게 하는 교육이다. 제로웨이스트 역시 지역 상권과 자원순환시설, 지자체 정책과 깊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통합 설계에서는 지역사회 연계를 일부 포함시키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학교는 지자체와 협력해 자원순환센터, 재활용 선별장, 환경 관련 공공시설을 견학 코스로 활용하고, 시민단체와 함께 지역 쓰레기 문제를 조사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다. 지역 제로웨이스트 상점과 카페, 전통시장을 방문해 장바구니와 다회용 용기 사용을 연습하고, 상인과 인터뷰를 나누는 활동도 ESD와 제로웨이스트 통합의 좋은 사례가 된다. 아이는 이런 경험을 통해 지속가능발전을 “UN에서 만든 어려운 말”이 아니라 “내가 사는 동네에서 지금 만들어 갈 수 있는 변화”로 느끼게 된다.

    교사와 학교를 위한 현실적인 설계 전략

    마지막으로 통합 설계는 현실적으로 지속 가능해야 한다. 교사가 이미 과중한 업무를 안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전담 과목과 대규모 프로그램을 추가하는 방식은 오래가기 어렵다. 현실적인 전략은 세 가지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이미 계획된 교과 단원과 학교 행사의 주제를 바꾸지 말고, 그 안에 제로웨이스트와 ESD 관점을 “렌즈”처럼 덧씌우는 것이다. 과학의 한 단원, 사회의 한 차시, 국어의 한 글 읽기, 기술가정의 한 수행평가에 제로웨이스트를 우선 사례로 쓰는 것만으로도 ESD 통합은 시작된다.

    둘째, 학교의 기존 특색사업이나 동아리, 학생자치 활동과 결합하는 것이다. 이미 운영 중인 환경 동아리, 자치회, 봉사활동, 프로젝트 학습 주제를 제로웨이스트와 지속가능발전 키워드로 재정렬해 주면 새로운 조직을 만들지 않고도 통합이 가능하다.

    셋째, 혼자 하지 않고 학교 안팎의 동료를 모으는 것이다. 같은 학교의 과학·사회·국어·기술가정 교사, 보건·영양교사와 협력해 작은 팀을 만들고, 지역의 환경단체, 지자체 담당자와도 느슨한 네트워크를 만들어 두면, ESD와 제로웨이스트 통합 설계는 개인의 열정이 아니라 공동 작업이 된다. 이 구조가 있을 때 한 교사가 바뀌어도 노력의 흐름은 이어질 수 있다.

    제로웨이스트는 ESD의 ‘실습 교과서’, 둘을 묶으면 교육의 힘이 훨씬 커진다

    지속가능발전교육 ESD와 제로웨이스트 교육을 따로 생각하면, 학교와 교사는 해야 할 일이 끝없이 늘어난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관점을 바꾸면 제로웨이스트야말로 ESD를 아이의 일상으로 끌어내리는 가장 구체적인 실습 교과서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쓰레기통 앞에서 멈추어 보는 습관, 급식실에서 적정량을 덜어 먹는 선택, 매점이나 카페에서 일회용 대신 다른 방법을 찾아보는 행동, 학교 행사에서 일회용품을 줄이기 위해 친구와 머리를 맞대는 경험이 모두 지속가능발전의 내용과 역량을 자연스럽게 품고 있다.

    통합 설계의 핵심은 새로운 것을 더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하고 있는 제로웨이스트 활동을 ESD의 언어로 다시 읽고, 교과 수업과 프로젝트, 학교 문화, 지역 연계 안에서 서로의 역할을 정리해 주는 것이다. 그렇게 할 때 제로웨이스트 교육은 단발 캠페인이 아니라 아이의 가치관과 시민성을 천천히 빚어가는 과정이 되고, ESD는 교과서 속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아이가 실제로 선택하고 실천해 본 삶의 경험이 된다.

    오늘 학교에서 아이와 함께 장바구니를 주제로 글을 쓰고, 플라스틱 사용량을 그래프로 그려 보고, 급식실 남김을 줄이기 위한 규칙을 학급회의에서 정해 보았다면, 이미 당신은 ESD와 제로웨이스트 통합 설계를 시작한 것이다. 앞으로 할 일은 이 경험들을 조금 더 의식적으로 연결하고 기록해 나가는 것뿐이다. 그 기록이 쌓일수록, 학교는 점점 더 “지속 가능한 삶을 연습하는 공간”에 가까워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