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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행사를 바꾸면 아이들의 일상이 바뀐다. 운동회,축제,졸업식 제로웨이스트 실천 교육 전략

📑 목차

    학교 행사에서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는 교육적 접근

    학교는 하루하루의 수업으로 아이를 키우지만, 아이의 기억에 오래 남는 것은 대게 운동회, 축제, 졸업식 같은 큰 행사이다. 아이는 이 날을 위해 옷을 고르고, 부모는 시간을 맞추고, 학교는 예산과 인력을 집중한다. 그런데 이 특별한 날이 지나고 나면 운동장과 복도, 강당에는 늘 같은 풍경이 남는다. 버려진 플라스틱 응원봉, 일회용 도시락 용기, 포장지와 풍선 조각, 각종 쓰레기 봉투들이다. 아이는 한편에서 환경을 생각하자는 수업을 들으면서도, 가장 신나는 날에는 쓰레기를 쏟아내는 경험을 반복한다. 이 모순은 아이에게 조용히 메시지를 남긴다. 정말 중요한 날에는 편리함과 분위기가 환경보다 우선이라는 메시지다. 그래서 학교가 제로웨이스트를 교육의 핵심 가치로 삼으려면, 교사는 교과 수업만 바꾸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학교 행사의 방식 자체를 다시 설계해야 한다. 이 글에서는 운동회, 축제, 졸업식이라는 세 가지 대표적인 학교 행사를 중심으로, 제로웨이스트를 어떻게 교육적으로 녹여 넣을 수 있는지, 단순히 쓰레기를 줄이는 행정 팁이 아니라 아이의 태도와 시민성을 키우는 접근으로 어떻게 풀어갈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학교 행사를 바꾸면 아이들의 일상이 바뀐다. 운동회,축제,졸업식 제로웨이스트 실천 교육 전략

    학교 행사를 ‘환경교육의 집약판’으로 바라보는 관점

    학교가 행사를 바라보는 관점부터 달라져야 한다. 학교가 운동회와 축제를 단순히 즐거운 이벤트나 학교 홍보의 기회로만 보면, 제로웨이스트는 늘 부가적인 장식에 그친다. 반대로 학교가 행사를 “그동안 배운 것을 실제 행동과 선택으로 시험해 보는 날”이라고 정의하면, 제로웨이스트는 행사 기획의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들어온다. 교육학 관점에서 보면 행사는 아이가 짧은 시간에 강한 경험을 하는 학습의 집중 구간이다. 학교가 이 구간에서 환경과 자원, 책임과 협력의 기준을 분명히 보여주면, 아이는 평소 수업에서 들었던 말을 “학교가 정말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로 받아들이게 된다.

    교사가 제로웨이스트 운동회·축제·졸업식을 설계할 때에는 단순히 쓰레기 배출량 감소만 목표로 삼지 말고, 세 가지 교육 목표를 함께 적어두는 것이 좋다. 첫째, 아이가 행사 준비와 참여 과정에서 자원 사용을 스스로 점검해 보는 경험을 하게 하는 것, 둘째, 아이가 다른 사람과의 협력과 설득을 통해 환경 기준을 함께 만들어 보는 경험을 하게 하는 것, 셋째, 아이가 행사가 끝난 뒤 결과를 돌아보고 다음 기준을 제안해 보는 시민적 경험을 하게 하는 것이다. 이 세 가지 축을 염두에 두면, 같은 제로웨이스트라도 단순 규제가 아니라 “아이와 함께 설계하는 교육”으로 성격이 달라진다.

    운동회에서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는 교육적 접근

    운동회 준비 단계에서 ‘무엇을 왜 쓰는지’부터 묻기

    학교가 운동회를 준비할 때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종목을 정하고, 팀을 나누고, 응원도구와 점심, 기념품을 계획하는 일이다. 이때 학교가 제로웨이스트 운동회를 목표로 삼으면, 교사는 처음부터 “이번 운동회에서 정말 필요한 물품이 무엇인지, 무엇은 없어도 괜찮은지”를 아이와 함께 따져보는 활동을 진행할 수 있다. 교사는 학급회의나 프로젝트 시간을 활용해 아이에게 질문할 수 있다. 올해 운동회에서 지난번과 똑같이 풍선, 종이 깃발, 플라스틱 응원봉, 일회용 비닐 방석을 모두 사용할 필요가 있을까. 이 질문에 아이는 처음에는 “있는 게 좋다”고 반응할 수 있지만, 쓰레기 사진과 폐기량을 함께 보며 대화를 이어가면 일부 물품은 자발적으로 포기하거나 재사용 대안을 제안하기 시작한다. 아이가 “직접 종이 플래카드를 만들어서 여러 해 사용하면 어떨까”, “응원도구를 각 반에서 만들어서 다음 해에도 쓰면 좋겠다” 같은 제안을 내놓으면, 이미 제로웨이스트 교육은 시작된 것이다. 이 과정은 물건의 필요를 다시 묻는 ESD의 핵심 연습이기도 하다.

    응원 문화와 점심 문화를 함께 바꾸는 경험 만들기

    운동회 날 가장 많은 쓰레기가 나오는 지점은 응원과 점심이다. 교사는 응원 문화를 바꾸는 활동을 수업과 연결할 수 있다. 아이는 미술 시간에 천으로 만든 응원 깃발, 재사용 가능한 천 손수건 응원도구, 소리보다는 몸짓과 구호를 중심으로 한 응원 방식을 디자인해 볼 수 있다. 이때 교사는 “크고 화려한 일회용 도구 대신, 오래 함께 쓰는 도구와 창의적인 응원 구성을 선택하는 것이 환경과 학교 문화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함께 이야기해 준다. 아이는 응원을 통해 “소리와 쓰레기 양으로 경쟁하는 문화”보다 “창의성과 협력으로 어필하는 문화”를 경험한다.

    점심 문화에서도 제로웨이스트 접근은 교육적 역할을 한다. 학교가 도시락 일괄 배달 대신 가정에서 직접 준비한 도시락이나 다회용 용기를 활용하는 방식을 권장하면, 가정은 번거로움을 느끼면서도 아이와 함께 음식과 포장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학교는 현실적으로 모든 가정에 같은 수준을 요구하기 어렵기 때문에, “최대한 집에서 반찬을 준비하되, 부득이하게 배달을 이용할 경우 일회용품 최소 사용을 함께 고민해 달라”는 식의 단계적 안내를 할 수 있다. 이후 교사는 운동회 이후 아이와 함께 쓰레기를 분류하면서 “각 가정과 학교의 선택이 운동장 위에 어떤 흔적을 남겼는지”를 시각적으로 확인하게 할 수 있다. 이 활동은 가족과 학교, 개인과 공동체의 선택이 어떻게 교차하는지 보여주는 시민교육이다.

    운동회 이후 ‘쓰레기 지도’와 데이터로 마무리 학습하기

    운동회가 끝난 뒤 학교는 청소를 하며 쓰레기를 치운다. 이때 교사가 교육적 시각을 더하면, 청소 시간은 중요한 학습 시간이 될 수 있다. 교사는 학생과 함께 운동장과 주변 공간에 남아 있는 쓰레기를 수거하고, 쓰레기 종류와 위치를 기록해 “운동회 쓰레기 지도”를 만들 수 있다. 아이는 플라스틱 컵과 빨대, 포장 비닐, 종이, 음식물 잔반이 어디에 많이 몰려 있는지 확인하고, 원인을 추론해 본다. 이 데이터는 다음 운동회 준비 회의에서 매우 중요한 자료가 된다. 학교는 이 자료를 바탕으로 “가장 많이 나온 쓰레기는 무엇이었는지, 다음 운동회에서 먼저 줄여야 할 것은 무엇인지”를 논의하고, 그 과정에 학생 대표를 참여시킬 수 있다. 아이는 자신의 학교가 시행착오를 기록하며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을 보며, 변화에는 시간이 걸리지만 방향을 지킬 수 있다는 감각을 얻는다.

    축제에서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는 교육적 접근

    축제 기획을 ‘환경 포함 프로젝트’로 설계하기

    학교 축제는 프로젝트 기반 학습과 제로웨이스트 교육을 결합하기에 가장 좋은 장이다. 교사는 축제 기획 단계에서부터 “이번 축제는 제로웨이스트를 얼마나 반영한 축제인지”를 평가 기준에 포함할 수 있다. 학생회와 축제준비위원회는 단순히 재미와 방문객 만족도만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부스 운영 방식과 장식, 먹거리, 기념품에서 쓰레기 발생량을 줄이기 위한 전략을 함께 세워야 한다. 교사는 이 과정을 “지속가능한 축제를 만드는 프로젝트”로 정의하고, 아이에게 역할을 분담할 수 있다. 어떤 모둠은 장식 재료 재사용 방식을 담당하고, 어떤 모둠은 음식 부스의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방안을 설계하고, 또 다른 모둠은 홍보와 캠페인 콘텐츠 제작을 맡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아이는 축제가 단순한 소비 행사가 아니라 “학교가 어떤 가치를 선택할지 보여주는 장”이라는 사실을 배운다.

    장식과 부스 운영에서 ‘보여주기’보다 ‘지속가능성’ 선택하기

    축제에서 아이와 교사가 가장 먼저 바꿀 수 있는 부분은 장식이다. 학교가 풍선과 일회용 현수막, 쓰고 버리는 플라스틱 장식 대신, 여러 해 재사용 가능한 천 배너, 종이와 폐자재를 활용한 입체 장식, 학생이 직접 만든 재사용 가랜드 등으로 전환하면, 축제장은 겉으로 덜 화려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교사가 이 변화를 아이에게 분명히 설명하면, 아이는 “눈에 띄는 화려함이 아니라 오래 쓰는 장식이 더 멋있다”는 새로운 미적 감각을 익히게 된다. 부스 운영에서도 학교는 일회용 접시와 컵, 수저 사용을 최소화하는 원칙을 세울 수 있다. 일부 학교는 아예 먹거리 부스를 줄이고 체험과 전시, 공연 위주의 축제로 구조를 바꾸기도 한다. 이 선택은 처음에는 아쉽게 느껴질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먹고 버리는 축제”에서 “함께 만들고 남기는 축제”로 정체성이 바뀐다.

    학생 주도 제로웨이스트 캠페인 부스로 학습 확장하기

    축제장에서 학교는 한 개 이상의 제로웨이스트 캠페인 부스를 학생 주도로 운영하게 할 수 있다. 환경 동아리나 관심 있는 학생 모임은 쓰레기 줄이기 퀴즈, 분리배출 게임, 업사이클링 체험, 텀블러·장바구니 인증 포토존 등을 기획할 수 있다. 아이는 같은 학생 신분이지만, 이 자리에서는 “환경 메시지를 전달하는 교육자” 역할을 맡는다. 아이는 친구와 후배, 학부모에게 제로웨이스트의 의미와 동네 쓰레기 문제를 설명하고, 간단한 실천 방법을 권한다. 이런 경험은 아이에게 지식을 넘어서 “말로 설득해 보는 시민 경험”을 제공한다. 축제 이후 교사는 캠페인에 참여한 학생과 함께 무엇이 효과적이었고 무엇이 아쉬웠는지 성찰하는 시간을 갖고, 다음 축제를 위한 아이디어를 포트폴리오에 남길 수 있다.

    졸업식에서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는 교육적 접근

    졸업식을 ‘관계와 의미 중심’으로 재구성하는 시도

    졸업식은 학창 시절의 마지막 장면이기 때문에, 많은 학교와 가정에서 꽃다발, 풍선, 각종 선물과 포장으로 화려하게 장식하려는 유혹을 느낀다. 그러나 바로 이 자리에서 학교가 다른 선택을 보여주면, 아이에게 강력한 메시지가 된다. 학교가 제로웨이스트 졸업식을 기획할 때, 교사는 먼저 졸업식의 본질이 무엇인지 아이와 함께 정의해 볼 수 있다. 졸업식의 핵심이 사진과 선물, 장식이 아니라, 함께 보낸 시간을 돌아보고 감사와 응원을 나누는 것이라는 사실을 아이가 스스로 말할 수 있도록 대화를 이끌어야 한다. 이 과정은 “어떤 삶의 순간에 무엇이 진짜 중요한지”를 고민하는 윤리 교육이기도 하다.

    꽃다발과 선물을 대체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상징’ 만들기

    학교는 졸업식 제로웨이스트 실천을 위해 구체적인 대체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꽃다발을 가져오지 말라”고 통보하면 반발이 생기기 쉽기 때문이다. 학교는 학부모와 졸업생에게 가능한 선택지를 미리 안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조화나 포장지 가득한 꽃다발 대신, 한 송이 꽃을 담은 작은 재사용 병, 책갈피나 편지, 나무 심기 기부증서, 반 친구들이 함께 만든 기념 카드를 제안할 수 있다. 학교는 학급별로 “우리 반만의 졸업 상징”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할 수도 있다. 어떤 반은 이름이 새겨진 천손수건을, 어떤 반은 작은 씨앗 패키지를, 또 다른 반은 손으로 쓴 편지 묶음을 선택할 수 있다. 아이는 이 과정을 통해 “기억에 남는 선물은 쓰레기가 많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의미가 담긴 것”이라는 기준을 체득하게 된다.

    졸업식 후 ‘우리의 졸업이 남긴 흔적’ 돌아보기

    졸업식이 끝나고 난 뒤 학교는 교실과 운동장, 강당에 남은 쓰레기를 정리한다. 제로웨이스트 졸업식을 실천했다면, 이 쓰레기량은 이전보다 눈에 띄게 줄어들 수 있다. 학교는 이 변화를 졸업생과 후배에게 보여줄 필요가 있다. 교사는 이전 졸업식의 사진과 쓰레기량을 기록해 두었다가, 올해와 비교해 보는 자료를 만들 수 있다. 아이는 자신이 만든 결정이 학교 공간에 남긴 차이를 눈으로 확인한다. 이 경험은 졸업생에게 “우리는 마지막까지 학교에 다른 흔적을 남기고 떠났다”는 자부심을 주고, 후배에게는 “우리도 이렇게 할 수 있다”는 실질적인 모델을 제공한다. 이는 환경교육을 넘어 “어떤 졸업생으로 기억되고 싶은지”를 묻는 정체성 교육이기도 하다.

    행사 전·중·후를 하나의 학습 과정으로 설계하기

    준비 단계, 아이와 함께 기준을 설계하는 시간

    학교가 운동회·축제·졸업식에서 제로웨이스트를 교육적으로 실천하려면, 준비·진행·마무리 세 단계를 모두 학습 과정으로 바라봐야 한다. 준비 단계에서는 아이와 함께 기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교사는 행사 전 수업 시간이나 학급회의에서 그동안의 문제를 함께 정리하고, 이번에는 무엇을 바꾸고 싶은지 아이의 의견을 듣는다. 학교는 그 의견을 바탕으로 몇 가지 핵심 원칙을 정해 전교생과 학부모에게 안내한다. 이 과정은 학생 참여와 민주적 의사결정, 공동체 규범 형성이라는 교육 목표를 동시에 충족시킨다.

    진행 단계, 규칙을 지키는 사람에서 ‘규칙의 주인’으로 경험시키기

    행사 당일에는 아이를 단순한 참가자로 두지 않고, 제로웨이스트 원칙을 함께 지키고 안내하는 주체로 세우는 것이 좋다. 각 학급이나 학년에서 자원봉사자와 환경 도우미를 모집해 분리배출 안내, 다회용기 회수, 물병 리필 안내, 캠페인 홍보 역할을 맡길 수 있다. 아이는 “지켜야 할 규칙”을 넘어서 “우리가 함께 만든 약속”을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고 부탁하는 경험을 한다. 이 경험은 규칙 준수의 의미를 외부 강제가 아닌 공동체 책임으로 바꾸어 준다.

    마무리 단계, 데이터와 이야기로 성찰하는 시간 만들기

    행사 이후에는 항상 성찰을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 교사는 쓰레기 양과 유형, 일회용품 사용량, 텀블러와 장바구니 사용 비율 같은 간단한 데이터를 정리해 아이에게 보여줄 수 있다. 아이는 이 숫자를 보며 “우리가 기대했던 수준에 어느 정도 도달했는지”, “어디가 여전히 어렵고, 다음에는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를 함께 토론한다. 이때 교사는 실패와 아쉬움을 숨기지 말고, 시행착오를 자연스러운 학습 과정으로 이야기해 주어야 한다. 아이는 환경 실천이 완벽함이 아니라 “조금씩 나아지는 과정”이라는 사실을 몸으로 배운다.

    학부모와 지역사회의 참여를 이끄는 교육적 메시지

    학부모에게 ‘행사 참여 방식’의 교육적 의미 설명하기

    학교 행사의 제로웨이스트 실천은 학부모의 참여와 이해 없이는 어렵다. 학교가 환경을 이유로 갑자기 꽃다발과 선물을 제한하면, 일부 학부모는 자녀에게 미안함과 불만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따라서 학교는 사전에 충분한 설명과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학교는 가정통신문과 설명회를 통해 “학교가 아이에게 어떤 가치를 보여주고 싶은지”, “이번 결정이 아이에게 어떤 교육적 의미를 줄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전달해야 한다. 예를 들어 “우리가 화려한 장식 대신 의미 있는 상징을 선택하면, 아이는 ‘중요한 날에 무엇을 기준으로 선택할지’에 대해 몸으로 배우게 된다”는 메시지는 많은 부모에게 설득력을 가진다.

    지역 상권과의 협력으로 제로웨이스트 행사 지원받기

    운동회와 축제, 졸업식에는 지역 상점과 업체가 자주 연결된다. 학교는 이 지점을 제로웨이스트 교육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 학교는 떡집, 꽃집, 문구점, 배달 업체와 협력해 과대포장 줄이기, 재사용 포장재 활용, 다회용기 대여 서비스 등을 논의할 수 있다. 실제로 일부 지역에서는 꽃집이 졸업식용 대여 꽃다발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떡집이 재사용 용기로 포장하는 선택지를 제공하기도 한다. 학교는 이런 상점을 학부모에게 소개하고, “환경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동네 가게”로 알릴 수 있다. 아이는 이 과정을 보며 “우리 학교와 동네가 함께 기준을 바꾸고 있다”는 감각을 얻는다.

    학교가 바꾸는 하루의 행사 경험이, 아이의 평생 기준이 된다

    운동회, 축제, 졸업식은 한 해의 일부 날에 불과하지만, 아이의 기억과 기준에는 깊게 남는 날이다. 학교가 이 날을 그대로 두면, 아이는 “즐겁고 중요한 날에는 쓰레기가 많이 나와도 괜찮다”, “환경은 평소에나 신경 쓰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반대로 학교가 이 날을 과감하게 다시 설계하면, 아이는 “정말 중요한 날일수록 우리가 믿는 가치를 보여줘야 한다”, “즐거움과 환경을 동시에 지킬 수 있다”는 전혀 다른 메시지를 받게 된다. 이 차이는 성인이 된 뒤 아이가 어떤 소비를 하고, 어떤 행사를 기획하고, 어떤 도시와 사회를 원하는지에까지 영향을 준다.

    교사와 학교는 완벽한 제로웨이스트 행사를 한 번에 만들 필요는 없다. 처음에는 풍선과 일회용품을 일부 줄이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고, 다음 해에는 장식과 먹거리 구조를 더 과감하게 바꾸어 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학교가 행사를 단순한 관습으로 되풀이하지 않고, 매년 “이번에는 무엇을 더 의미 있게 바꿀 수 있을까”를 묻는 태도이다. 그 질문에 학생과 학부모, 지역사회가 함께 참여할 때, 운동장과 강당에 남는 풍경은 천천히 달라질 것이다. 쓰레기 봉투 대신 재사용 장식이, 일회용 도시락 대신 함께 나눈 도시락의 기억이, 과장된 꽃다발 대신 손편지와 함께 웃는 얼굴이 더 많이 남게 될 것이다.

    아이에게 환경을 가르친다는 것은 결국 “어떤 날을 어떻게 기억하게 해줄 것인가”의 문제이기도 하다. 학교가 운동회와 축제, 졸업식을 통해 남기고 싶은 장면이 무엇인지 스스로 묻고, 그 답을 제로웨이스트라는 언어로 설계해 나갈 때, 아이는 학교를 “시험만 치던 곳”이 아니라 “내가 어떤 삶을 살지 연습하던 곳”으로 기억하게 된다. 그 기억이 쌓일수록, 우리 사회의 행사 문화와 소비 기준도 조금씩 다른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다.